내가 가진 가장 소중한 것은 결국 내가 잃어버린 것들 속에서 깨닫게 되는 것이 아닐까 싶다
어느 날, 문득 집안을 정리하던 중 한 구석에서 오랫동안 보지 않았던 앨범을 발견했다. 낡은 사진들이 한 장 한 장 펼쳐졌다. 한때는 나의 일상이었던 장면들이지만, 지금 그 사진들을 보면 왠지 모르게 어색하고도 그리운 기분이 들었다. 그 안에는 어린 시절의 나, 부모님과 함께 찍은 가족사진, 친구들과 함께 웃으며 찍은 사진들까지 다양한 순간들이 담겨 있었다. 한참을 앨범을 들여다보다가 문득 내가 지나온 길을 되돌아보게 되었다.
어린 시절, 나는 세상에서 가장 무언가를 잃어버리는 게 두려운 아이였다. 부모님이 사주신 장난감 하나, 친구가 선물해 준 작은 인형 하나, 심지어 한 번 읽은 책 한 권까지도 쉽게 잃어버리면 속상해하고 눈물을 흘렸다. 그때만 해도 그 작은 물건들이 나의 세계에서 얼마나 중요한지 몰랐다. 나는 그저 그 물건들을 가지고 있으면 행복했을 뿐이다. 하지만 시간이 지나고, 내가 세상과 맞닥뜨리며 살아가면서 ‘잃어버리는 것’에 대한 의미가 점차 달라지기 시작했다.
사춘기를 지나고, 대학교에 입학하면서 내 삶은 조금씩 변해갔다. 그때부터 나는 내 소중한 물건들을 잃어버리는 것에 대해서 더 이상 그렇게 큰 두려움을 느끼지 않았다. 오히려 소중한 것들을 잃어버리면서 내가 정말로 소중히 여겨야 할 것이 무엇인지, 내가 진심으로 원하는 것이 무엇인지를 깨닫게 된 듯하다. 처음으로 친구가 떠났을 때, 그 빈자리가 너무나 크게 느껴졌고, 그 빈자리 속에서 나는 내가 얼마나 고립되어 있었는지 알게 되었다. 사람과 사람 사이의 관계, 그리고 내가 가진 모든 것들이 결국 나에게 얼마나 중요한 것인지를 알게 된 것이다.
그렇게 나의 삶은 서서히 변해갔다. 물질적인 것들은 하나하나 손에서 떨어져 나갔지만, 그 대신 내 마음속에 더 중요한 것들이 자리 잡기 시작했다. 내가 잃어버린 많은 것들이 결국은 나를 더 성장시켜 주었고, 그 과정을 통해 나는 진정한 자신을 찾게 되었다. 가족, 친구, 사랑하는 사람들. 그들은 물질로 표현되지 않지만, 내가 살아가는 동안 가장 소중하게 여겨야 할 것들이었다. 내가 잃어버린 것들이 모두 내게 가르쳐 준 가치들이다.
사실, 내가 지금까지 살아오면서 수많은 것들을 잃어버렸다. 처음에는 그것들이 모두 내게 아픔을 주었지만, 시간이 지나고 나니 그 모든 일이 내 삶을 더 풍요롭고 의미 있게 만들었다는 것을 깨닫게 되었다. 잃어버린 것들은 단순히 사라지는 것이 아니다. 그것들은 내 삶의 일부분으로, 내가 살아가는 힘이 되어주었다. 그렇게 나는 잃어버린 것들을 통해 더욱 성숙해지고, 내가 진정으로 소중히 여겨야 할 것들이 무엇인지를 알게 되었다.
그리고 오늘, 나는 다시 그 앨범을 펼쳐 들고 그때의 기억들을 떠올린다. 그 기억들은 더 이상 나를 아프게 하지 않는다. 오히려 내가 잃어버린 것들 속에서 내가 얼마나 많은 것을 배우고 성장했는지를 알게 되어 감사한 마음이 든다. 과거의 나와 현재의 나는 조금 다르다. 이제는 잃어버리는 것에 대한 두려움보다는, 내가 잃어버린 것들이 나를 어떻게 바꾸었는지를 돌아보는 여유가 생겼다.
결국 우리가 잃어버린 것들이 가장 소중하다는 생각이 든다. 그것이 물질일 수도, 사람일 수도 있다. 하지만 그 모든 것은 우리를 더욱 강하게 만들어 주며, 우리 자신을 알아가게 해준다. 그리고 그것들이 바로 우리가 살아가는 이유이기도 하다. 지금의 나는, 내가 잃어버린 것들 덕분에 조금 더 넓은 세상에서, 조금 더 깊은 마음으로 살아가고 있음을 알게 되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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