어느 날, 나는 내가 살고 있는 도시의 골목길에서 오래된 시계탑을 발견했다는 사실이 얼마나 신기한 일인지 깨닫게 되었다
골목길을 걷다 보면, 어느새 지나쳐버릴 것만 같은 작은 시계탑 하나가 있었다. 이곳은 내가 자주 다니던 길이었고, 그 시계탑을 본 적이 없는 것은 아니었지만, 그때까지 나는 그 시계탑을 단순히 지나치는 배경으로만 여겼다. 길을 가다가 잠깐 스치는, 그저 시간만 알려주는 도구 정도로 치부했던 것이다. 하지만 그날은 달랐다. 어느 순간, 그 시계탑이 내게 말을 걸어온 것처럼 느껴졌다.
나는 그 시계탑 앞에 멈춰 서서 다시 한 번 그 모습에 집중해 보았다. 그것은 고풍스럽고, 시간이 쌓인 흔적이 곳곳에 남아 있는 건축물이었으며, 마치 몇 세기를 살아온 사람처럼 보였다. 시계탑 위로는 세월의 흐름을 고스란히 담고 있는 숫자들이, 하나하나 천천히 시간을 말하고 있었다. 그 숫자들은 이제 막 돌아가는 기계처럼 기계적이고 차가운 느낌을 주지만, 동시에 한편으로는 마치 사람의 얼굴처럼 다정한 느낌도 들었다. 오래된 건물에 자리잡은 시계탑은 마치 이 도시에 속한 사람들, 이곳에서 살아온 사람들의 삶의 기록을 담고 있는 것 같았다.
나는 그 시계탑을 오래 바라보며 문득 떠오른 생각이 있었다. 과연 내가 살고 있는 이 도시에 대해서 얼마나 알고 있을까? 내가 여길 지나쳐 온 수많은 시간들 속에서, 나는 이곳이 가진 의미를 얼마나 깊이 이해하고 있을까? 도시의 크고 작은 변화 속에서 그저 나만의 일상에 바빠 했던 내 모습을 되돌아보았다. 시계탑은 분명히 이곳에 존재해왔고, 앞으로도 변하지 않을 것이다. 하지만 나는 이 시계탑의 시간 속에서 무엇을 놓치고 있었을까?
시간은 무척 빠르게 지나가고, 그 시간 속에서 우리는 끊임없이 움직인다. 매일 반복되는 일상 속에서 우리는 지나치는 것들을 보지 못한 채 바쁘게 살아간다. 그럴 때마다 나는 그 시계탑을 떠올린다. 고요히 서 있는 그 시계탑은 모든 것이 지나가도 여전히 그 자리에 있을 것처럼, 내가 속해 있는 세상에 대한 묵직한 메시지를 전해주는 것 같다. 시간을 거스르고, 시간 속에 숨겨진 소소한 이야기를 생각하게 만드는 존재처럼 느껴졌다.
우리는 항상 앞으로 나아가려고만 한다. 새로운 것을 추구하고, 더 많은 경험을 하려는 욕구는 끊임없이 우리를 이끌어 간다. 하지만 그 과정에서 우리는 지나쳐버린 것들이 많다. 지나가는 시간 속에서 멈춰서 본 것들은 얼마나 될까? 우리는 늘 바쁜 일상에 묻혀 본질을 놓치고, 스쳐 지나간 것들을 두고 후회하곤 한다. 그때마다 내가 떠올리는 건 바로 그 시계탑이다. 그 시계탑은 그저 시간을 알려주는 기계일 뿐이지만, 내게는 더 깊은 의미를 전달하는 상징처럼 다가왔다.
한 사람의 인생도 그렇지 않을까? 우리는 대부분 앞으로 나아가는 것만큼 중요한 뒤를 돌아보는 일을 하지 않는다. 지나온 시간을 되돌아보는 것, 그 시간 속에서 내가 어떤 선택을 했고 어떤 순간들이 내 인생을 결정지었는지를 되새기는 일은 그리 흔하지 않다. 하지만 뒤를 돌아보는 것이 때로는 앞으로 나아가는 것보다 더 중요한 일이 아닐까 싶다. 내가 지나온 길을 돌아보며, 그 길에서 만났던 사람들, 그리고 내 삶에 큰 영향을 미친 순간들을 되짚어 보면서 그때의 감정을 다시 느끼고 나누는 것. 그게 바로 내 삶의 의미를 찾는 일이 아닐까 한다.
그 시계탑은 그저 그 자리에 서서 시간을 알려주는 존재일 뿐이었다. 하지만 그 탑은 내게 많은 것을 깨닫게 했다. 우리가 살아가는 세상 속에서, 그저 흘러가는 시간을 놓치지 않으려면 멈추어 서서 주변을 돌아보는 것이 얼마나 중요한지를 말이다. 그리고 그 시계탑은 내가 지나쳤던 시간들을 되돌아보게 했고, 그 시간을 소중하게 여겨야 한다는 가르침을 주었다.
어느덧 나는 그 시계탑을 자주 찾아가게 되었다. 그곳은 내가 살아가는 이 도시에서 잊혀진 것들, 지나간 시간을 다시 생각하게 해주는 장소가 되었다. 더 이상 그 시계탑을 단순히 지나치는 배경으로 보지 않게 되었다. 그 시계탑은 내게 세월의 흐름을 알리는 것뿐만 아니라, 내가 살아가는 동안 놓친 것들을 다시 한번 되돌아보게 만드는 중요한 존재가 되어 있었다. 그리고 나는 그 시계탑을 통해 다시 한 번 시간의 소중함을 깨달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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