어릴 적 꿈꾸던 바닷가를 찾아 헤매다, 나는 결국 나만의 섬을 발견했다
어릴 적, 나는 자주 머릿속에서 바닷가를 그리곤 했다. 끝없이 펼쳐진 푸른 바다, 바람에 흔들리는 야자수, 그리고 파도 소리에 섞여 들리는 갈매기의 울음소리. 그곳은 내가 일상의 소란스러움에서 벗어나 머물고 싶은 안식처였다. 그러나 바다를 본 적이 없었던 어린 나에게 그것은 상상 속의 공간일 뿐이었다. 그 상상은 내게 기대를 심어주었고, 언젠가 꼭 바다를 보겠다는 막연한 꿈을 품게 했다.
시간이 지나며 나는 그 꿈을 잊은 것처럼 보였다. 현실은 학교, 숙제, 그리고 시험으로 가득했다. 바닷가는 멀리 있는 다른 세상의 이야기가 되었고, 나는 점점 더 도시의 풍경에 익숙해졌다. 하지만 마음 한구석에는 여전히 파도의 부드러운 속삭임이 남아 있었다. 그것은 어쩌면 내가 잃어버린 순수함을 다시 찾고자 하는 열망일지도 몰랐다.
성인이 되어 더 넓은 세상을 보게 되었을 때, 나는 마침내 진짜 바닷가를 찾아 떠났다. 처음 마주한 바다는 생각보다 거칠고, 상상보다 어두웠다. 바람은 차갑고 파도는 무서운 속도로 몰아쳤다. 내가 꿈꿨던 잔잔하고 평화로운 풍경과는 사뭇 달랐다. 나는 실망했다. 이게 정말 내가 그토록 그리워하던 바다인가? 그날 밤, 나는 해안가에서 바람에 몸을 웅크린 채 한참을 고민했다.
하지만 시간이 지나며 나는 깨달았다. 내가 상상 속에서 그렸던 바다는 실제 바다가 아닌, 나 자신이 바랐던 이상향이었다는 것을. 현실의 바다는 때로는 거칠고 예측할 수 없는 존재였다. 그러나 그것은 또한 생명력으로 넘쳐나며, 그 모든 불완전함이 오히려 자연스러움을 더해 주었다. 내가 그토록 찾고자 했던 '완벽함'이란 사실 존재하지 않는다는 것을 깨닫는 데는 오랜 시간이 걸렸다.
그 후로 나는 또 다른 바닷가를 찾아다녔다. 세계 곳곳의 바다를 보며 각기 다른 색깔과 향기를 느꼈다. 때로는 황금빛 모래사장에서, 때로는 회색 자갈 위에서. 바다는 늘 다르면서도 같은 모습으로 나를 맞이했다. 그리고 어느 순간 나는 알게 되었다. 내가 찾아다니던 바닷가란 단순히 물리적인 공간이 아니라, 마음속에서 평화를 찾는 과정이었다는 것을.
그 여정의 끝에서 나는 마침내 나만의 섬을 발견했다. 그 섬은 외딴 곳에 자리 잡고 있었지만, 이상하게도 전혀 외롭지 않았다. 나의 섬은 어릴 적부터 꿈꿔 왔던 모든 요소를 가지고 있었다. 잔잔한 파도, 부드러운 모래, 그리고 나만의 공간. 하지만 그 섬은 단순히 자연의 경이로움으로 이루어진 것이 아니었다. 그것은 나 자신을 이해하고 받아들이는 과정에서 만들어진 결과물이었다.
나는 더 이상 완벽한 바닷가를 꿈꾸지 않는다. 대신 내가 서 있는 곳에서 작은 파도 소리와 부드러운 바람을 느끼는 법을 배웠다. 어떤 날은 바람이 거칠고, 어떤 날은 태양이 뜨겁더라도 나는 그 모든 순간을 즐기게 되었다.
어릴 적의 그 바닷가는 이제 나의 마음속에서 살아가고 있다. 그것은 단순히 기억이나 꿈이 아니라, 내가 세상과 조화를 이루며 살아가는 방식을 상징한다. 그래서 나는 오늘도 바닷가를 찾아간다. 그것이 내 마음속의 섬이든, 실제의 해변이든 간에 말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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