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인생은 매 순간이 미완성인 그림처럼, 우리의 손길에 따라 그려지는 색깔들이 달라지며 각자의 의미를 찾아간다


인생은 매 순간이 미완성인 그림처럼, 우리의 손길에 따라 그려지는 색깔들이 달라지며 각자의 의미를 찾아간다

어느 날, 나는 한 편의 책을 읽으면서 문득 이런 생각을 했다. 인간의 삶이란 마치 미완성된 그림 같다고. 우리가 살아가는 시간은 그 자체로 하나의 그림을 그려나가는 과정이라 할 수 있겠다. 사람들은 종종 자신이 그려야 할 그림의 형태를 찾기 위해 헤매고, 때로는 무엇이 그려져야 할지조차 모른 채 살아간다. 그러나 그림을 그리는 과정에서 중요한 건, 결국 완성된 형태가 아니라 그 그림을 그리는 동안 느끼는 감정과 배워가는 교훈이 아닐까 싶다.

어릴 적, 나는 그림 그리기를 좋아했다. 하지만 다른 아이들처럼 무언가를 잘 그리거나 멋진 작품을 만들어낸 적은 거의 없었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나는 계속해서 색연필을 잡고 그림을 그렸다. 그림이 완성될 때마다 만족스럽다기보다는, 그리면서 내가 느꼈던 감정과 생각들이 내 그림을 통해 조금씩 표현된다는 점에서 의미를 찾았다. 나의 그림은 항상 미완성이었다. 색을 칠하다 보면 새로운 아이디어가 떠오르고, 그 아이디어가 더 나은 그림을 만들기 위한 또 다른 시도를 유도하게 된다. 결국 그 그림은 처음의 의도와는 다르게 발전하거나 변화했다. 그때의 나에게는 그림이란 완성도를 추구하는 것이 아니라, 과정 자체를 즐기는 것이었다.

그림처럼, 우리 삶도 완성된 모습보다는 그 과정에서 얻는 교훈과 깨달음이 더 중요하지 않나 싶다. 우리는 모두 태어나면서부터 하나의 캔버스가 되고, 그 캔버스 위에 자신의 이야기를 그려간다. 삶이라는 캔버스에는 수많은 색이 칠해지고, 그 색들이 서로 얽히며 하나의 그림을 이루게 된다. 그러나 그 그림이 언제나 아름답고 완벽한 것은 아니다. 때로는 어두운 색이 칠해져서 그림이 흐릿해 보일 수도 있고, 때로는 그 색이 의도하지 않았던 방향으로 번져서 한동안 혼란스러워지기도 한다. 그럴 때마다 우리는 자신의 인생을 '잘못 그려지고 있다'고 생각할지 모르겠다. 그러나 그 모든 것들이 모여 결국 하나의 독특한 그림을 만들고 있다는 사실을 기억하는 것이 중요하다.

우리 삶에서 중요한 것은 그림이 완성되는 순간이 아니라 그 과정에서 무엇을 배우고 어떻게 성장해 나가는가에 있다. 인생을 살아가면서 겪는 수많은 일들이 그 과정에서 우리에게 새로운 색깔을 선사한다. 가끔은 너무나도 밝은 색들이 우리의 인생에 가득 차서 그 어떤 그림도 따라잡을 수 없을 것처럼 느껴지기도 하고, 반대로 우울하고 어두운 그림자가 우리의 일상을 지배할 때도 있다. 그러나 그 어떤 색깔도 인생이라는 그림에서 빠지지 않고 중요한 부분을 차지하며, 그것들이 함께 얽히면서 하나의 완성된 그림을 만들어간다.

내가 그림을 그릴 때 느낀 점은, 미완성임에도 불구하고 그 순간순간의 감정과 생각을 담는 것이 가장 중요하다는 것이다. 완성된 그림을 보는 것보다 그 그림을 그려나가는 과정에서 느끼는 변화와 성장이 훨씬 값지다는 생각이 들었다. 그렇게 우리는 살아간다. 완성되지 않은 채, 계속해서 변화하고 발전하는 삶을 살아가며, 그 과정에서 스스로를 발견하고, 더 나아가 다른 사람과의 관계 속에서 서로의 색깔을 나누며 살아간다.

인생이란 결국 하나의 캔버스 위에서 끊임없이 색을 더하고 덧붙여가며 완성해 나가는 과정이 아닐까. 그 과정에서 우리는 여러 가지를 배우고, 때로는 실수도 하며, 그 실수를 통해서 더 나은 그림을 그릴 수 있는 방법을 알게 된다. 사람들은 때때로 '왜 내 인생은 이 모양일까' 하고 고민할 때가 있다. 그러나 그 질문 속에서도 한 가지 중요한 점은, 인생이란 사실 완성된 결과물이 아니라는 것이다. 우리는 미완성된 그림을 계속해서 그려가고 있는 중이며, 그 그림이 완성된 모습을 가늠할 수 있는 순간은 오지 않는다. 그렇기 때문에 우리는 그 과정에 의미를 두고, 매 순간 그려지는 색깔들이 우리의 삶을 풍요롭게 만든다고 믿을 수 있다.

어떤 사람은 삶을 그리기 위한 준비가 부족하다고 느낄 수도 있고, 다른 사람은 이미 그린 그림이 너무 어지럽게 얽혀 있어서 어떻게든 다시 그려야 한다고 생각할 수도 있다. 그러나 그런 생각도 결국은 자신만의 색깔을 찾아가는 과정의 일부분이다. 무엇보다 중요한 것은 그 그림을 그려나가면서 느끼는 자신만의 감정이 얼마나 진지하게 담겨 있는가 하는 점이다. 어떤 색을 사용하고, 어떻게 선을 그리며, 그려지는 형태가 무엇이든 간에, 그 안에 담겨 있는 나의 이야기가 바로 그 그림을 의미 있게 만든다.

결국, 우리의 인생은 누군가에게는 미완성된 작품일지 몰라도, 스스로에게는 가장 중요한 그림이 된다. 그리고 그 그림은 매일, 매 순간, 우리의 손끝에서 그려지고 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