추억의 파도
해변에서 파도 소리를 듣고 있으면 마음이 평온해진다. 바다의 넓은 품 안에서 떠밀려 오는 파도는 마치 나의 마음속에 쌓인 기억들을 밀어내는 듯하다. 어릴 적, 여름 방학마다 부모님과 함께 갔던 해수욕장이 떠오른다. 그때의 나에게 바다는 그저 무한한 놀이터였고, 파도는 끝없이 밀려오는 재미있는 장난처럼 느껴졌다. 세월이 흐르고, 많은 일이 지나갔지만, 그 기억은 여전히 나의 가슴 속에 깊숙이 자리 잡고 있다.
그때의 나는 바다에서 시간을 보내는 것이 전부였다. 부모님은 모래사장에서 책을 읽거나, 그늘에 앉아 휴식을 취하셨지만, 나는 끝없이 물놀이를 했다. 물 속에서 뛰어놀고, 파도를 타며 즐기던 그 순간들이 지금도 생생하다. 나는 물고기를 잡는 것처럼 파도를 타고, 바닥에 발을 닿지 않게 물 속에서 헤엄쳤다. 파도가 밀려올 때마다 그 위에 올라타는 짜릿함은 말로 표현할 수 없을 만큼 신났고, 물속에 뛰어들 때의 시원함은 여름 더위 속에서도 잊을 수 없는 쾌감을 선사했다.
어느 날, 바다에 깊숙이 들어가서 파도를 타고 있었을 때였다. 갑자기 큰 파도가 내게 다가왔다. 나는 그 파도를 타기 위해 준비하며 흥분되었지만, 예상보다 더 큰 파도에 휩쓸려 몇 번이나 뒤집어졌다. 순간, 겁이 나서 물 밖으로 헤엄쳐 나갔고, 그때서야 내가 너무 가볍게 바다를 생각했다는 것을 깨달았다. 그날 이후로 나는 바다의 거대함과 자연의 위대함을 조금 더 존경하게 되었다.
하지만, 그 파도에 휩쓸려 나갔던 경험이 나에게 좋은 교훈을 남겼다. 무엇이든 자만하지 말고, 충분히 준비하고 신중하게 행동해야 한다는 것을 배운 것이다. 바다는 단순히 재미있는 장소가 아니라, 경외해야 할 자연의 일부라는 것을 깨달은 순간이었다. 그때의 경험은 나의 성장과도 연결될 수 있었다. 그것은 단순히 바다에서 겪은 사건이 아니라, 인생에서 한 걸음 더 성숙해져 가는 과정의 일환이었다.
세월이 흐르고, 나는 점점 바다를 찾는 일이 줄어들었다. 어른이 되어 바쁜 일상 속에서 자연을 찾는 시간은 점점 적어졌다. 하지만 어느 날, 다시 바다를 찾게 되었다. 그때, 나는 어린 시절의 기억들을 떠올리며 바다를 바라보았다. 여전히 파도는 부드럽게 밀려오고, 그 소리는 내 마음을 차분하게 해주었다. 그러나 그 파도 속에서 예전과는 다른 감정을 느꼈다. 예전에는 그냥 무심코 지나쳤던 파도의 움직임이, 이제는 그 속에 숨겨진 깊이를 느낄 수 있었다.
그리고, 바다에서 파도를 타며 어릴 적 기억을 떠올리면서, 나 자신에게도 여러 번 '파도처럼' 살고 있음을 깨닫게 되었다. 나는 어린 시절의 나처럼, 인생을 가볍게, 때로는 거침없이 달려가기도 했지만, 이제는 좀 더 신중하고 깊이 있는 삶을 살고자 하는 마음이 생겼다. 세월이 흐르면서 나는 조금 더 단단해지고, 바다처럼 넓고 깊은 마음을 가지려 노력하고 있다. 여전히 파도는 밀려오고, 나는 그 위에 서서 앞으로 나아갈 수 있는 힘을 얻고 있다.
바다는 나에게 많은 교훈을 주었다. 그저 물속에서 놀기만 했던 어린 시절의 바다와 달리, 이제는 그 바다의 의미를 새롭게 발견하며 살아가고 있다. 바다가 나에게 주었던 그 깊은 감동과 교훈을 기억하며, 나는 오늘도 그 파도 속에서 조금씩 더 성장해가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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