추억 속으로 떠나는 여행
시간이 흘러가면, 우리는 그 순간의 소중함을 알지 못한 채 지나치기 마련이다. 하지만 어느 순간, 한 줄기 바람이나, 옛 노래 한 곡이 나를 휩쓸며 그때를 떠올리게 만든다. 그런 기억들은 이제 내게 더 이상 그저 과거의 이야기로만 남지 않는다. 그것들은 여전히 나를 웃게 하고, 때로는 가슴을 아프게 만들기도 한다. 오늘은 그런 추억 속으로 한 번 떠나보려 한다.
어릴 적, 나는 부모님과 함께 자주 시골에 갔다. 시골의 집은 작고 낡았지만, 그곳에서 보내는 시간은 언제나 특별했다. 대도시에서 느낄 수 없는 여유와 자연의 소리를 만끽할 수 있었기 때문이다. 아침에 눈을 뜨면, 창문 너머로 부드러운 햇살이 들어오며, 먼 산이 보였다. 아버지와 함께 마당에 나가서 풀을 깎고, 어머니와 함께 텃밭에서 상추를 따며 우리는 하루를 시작했다. 그것이 우리의 일상이었고, 그 작은 일상에서 큰 행복을 느꼈다.
특히 기억에 남는 날은, 한여름의 오후였다. 여름이면 어김없이 바람이 불고, 풀벌레들의 소리가 가득했던 그 시절. 그날은 평소보다 더 덥고, 공기가 탁했다. 그래도 나는 시골집 마당에서 뒹굴며 시간을 보냈다. 그때 아버지는 나에게 나무 그늘 아래에서 앉아 책을 읽으라고 하셨다. 하지만 나는 그럴 시간이 없었다. 그저 마당 한쪽에 놓인 자전거를 타고 마을을 돌고 싶었다.
어느 날, 나는 할머니와 함께 마을 근처의 작은 냇가로 갔다. 냇물은 차가운 기운을 담고 있었고, 그 물속에서 손을 담그면 시원함이 전해졌다. 물살에 떠내려가는 나뭇잎을 보며 우리는 무심코 웃었다. 그런 순간들이 내가 어렸을 때의 행복이었다. 특별할 것 없이, 그저 자연 속에서 어른들과 함께 시간을 보내는 것이 큰 기쁨이었다. 나는 그때 할머니가 가르쳐준 것을 잊지 않는다. “자연을 사랑하면, 세상도 사랑할 수 있어.” 이 말은 지금까지 내 마음속에 깊이 새겨져 있다.
하지만 시간이 지나면서, 시골에 가는 일이 줄어들었다. 부모님은 바쁘고, 나는 학교와 친구들 사이에서 빠르게 지나가던 시간에 쫓기게 되었다. 그럴 때마다 가슴 한 켠이 허전하고, 나는 어릴 적 그 시절이 그리워졌다. 부모님과 함께 했던 순간들이 그리워지고, 그때의 평화로움과 여유로움이 내 안에서 다시 피어나기를 바랐다. 그러나 그때로 돌아갈 수 없다는 사실은 언제나 아쉽고, 슬펐다.
그러던 어느 날, 나는 우연히 어릴 적 다녔던 시골집으로 다시 한 번 가기로 결심했다. 아버지와 함께 떠나는 여행이었다. 그 집은 여전히 그대로였고, 마당에는 자주 보던 나무들이 여전히 있었다. 하지만 그 모든 것들이 달라진 것처럼 느껴졌다. 내게 익숙했던 풍경도, 그 시절의 감정도 모두 시간이 지나면서 변해버린 듯했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나는 그곳에서 다시 한 번 편안함을 느꼈다. 어렸을 때 그랬던 것처럼, 마당에 나가 풀을 깎고, 나무 그늘에 앉아 시간을 보내며 나는 다시 한 번 그때의 여유를 느꼈다.
그때 나는 깨달았다. 그때의 행복은 단순히 시간이 흐르고 잊혀지는 것이 아니라, 언제든지 다시 찾을 수 있는 것이라는 사실을. 내가 그 시절을 그리워하는 이유는, 그 시절의 나를 잊지 않기 때문이다. 어린 시절의 나는 아직도 내 안에서 살아 숨 쉬고 있었다. 그리고 그 시절의 추억은 내가 성장한 지금의 나를 이루는 중요한 일부가 되었다. 시간이 지나면서 나는 더 많은 경험을 하고, 더 많은 사람들을 만나지만, 그 시절의 소중함은 결코 사라지지 않는다. 추억은 나를 지탱해주는 힘이 되고, 언제든지 내가 그리워할 수 있는 것들이 되어준다.
때로는 바쁜 일상 속에서 잠시 멈추어 서서, 내가 지나온 길을 돌아보는 것도 중요하다. 내가 걸어온 길은 비록 평범한 일상이었지만, 그것들 속에서 나는 많은 가르침을 얻었고, 그 가르침들은 나를 더욱 단단하게 만들어주었다. 이제는 그 시절의 추억을 나만의 힘으로 삼아, 앞으로 나아갈 힘을 얻는다.
추억은 단지 과거의 흔적일 뿐이라고 생각할 수도 있다. 그러나 나는 그것이 현재의 나에게 중요한 의미를 지닌다고 믿는다. 추억 속에서 우리는 무엇을 느끼고, 무엇을 배우며, 어떤 감정을 가슴에 새기게 될까? 그 질문에 대한 답은 결국 우리가 나아가는 길에 영향을 미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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